오페라인가? 뮤지컬인가? 출연진이 꽤 거대한 무대 공연 류였다. 무대에 뒤쪽 중앙에 있던 나는 조만간 내가 노래 부를 순서가 온다는 걸 알고 있었다. 그런데 가사를 모르네?!
무대 바깥, 저 앞의 감독? 으로 보이는 여자는 내가 노래를 잘못 부르기 전에도 내가 가사를 모르는 걸 아는 듯 경고? 혹은 걱정?의 눈빛을 보냈다. 나는 얼버무리며 내 파트를 불렀다. (짧았다. 그리고 그 이후로는 그 감독의 표정은 못 봄.) 나는 분명 가사를 틀렸다. 그런데 당황스러운 건, 그 틀리는 와중에 내 손에 가사집이 (어느새!) 들려 있었다는 점…
이때 갑자기 내가 아는 실존 오페라 소프라노가 무대 위에서 내게 다가왔다. (갑자기 공연 후로 타임 점프를 한 건지, 공연 도중이었는지 모르겠다.) 그 소프라노가 내게 말했다. 30불을 내고 가사집을 샀어야 했는데 내가 안 사서 자기 것을 썼다는 것. 내게 따지는 건 아니었고, 그냥 돈 받아내려는 것 같았다…
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돈을 줬다. 돈을 주는 게 싫진 않았고, 가사를 틀렸다는 것에 약간 당황한 기분이었다. 가사집을 손에 들고서도 틀린 것에 대해서는 특별히 추가로 당황하지 않은 것 같았다.
해석:
손에 답안지가 들려 있는데도 딴생각 하다가 기회 놓치는 상황을 만들지 마라. 내가 잘못한 걸 다른 사람들은 눈치 채지 못한 듯하지만, 나도 알고, 타인 중 누군가(소프라노)는 알 수도 있다. 관객도, 내가 그들이 안다는 걸 모를 뿐이지, 내가 틀렸다는 걸 알 수도.
또한, 작지만 수습 대가($30)가 따를 수 있다.
추가 해석:
외부를 보느라 내면(이미 갖고 있는 것)을 놓치지 마라. 답안지를 줬는데 왜 자꾸 딴 데 보냐. 가사를 외우라는 것도 아니고, 그냥 눈앞에 훤히 있는 걸 보란 건데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