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쩌다 보니까.
‘아무 말 기기괴괴’ 중 너무 길어진 데다가, 왠지 이야기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따로 분리하고 싶었던 게 이번에 나온 ‘수박연가’다.

제목부터가 또라이 같아서 난 너무 좋아. 사랑 이야기 쓰려던 건 아니었는데, 쓰다보니까 정말로 수박이 너무 달길래, 어쩌다가 보니 인물 관계까지 달달해져버렸어.
그리고 이 플레이리스트도:
어떤 때는 플레이리스트 만들 때부터 분위기가 명확한데, ‘수박연가’ 같은 경우에는 음악 듣다 보면 플레이리스트마저 의도치 않게 달달해져버리더군. (원래는 뭔가… 디스토피아적이고… 이 이야기가 나름 죄수들이 ‘바른 자세 고문’ 받다가 귀 뒤의 칩이 터져서 죽는 얘기인데… 하여간에 그런 다크하고 괴상스러운 분위기를 담고 싶었는데, 살짝 일그러지긴 했지만 나름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되어버렸다고 나는 생각한다.)
음. 그러하다. 이런 얘기거든:
🏳 🍉 ☠️
등을 5도만 구부려도 죽는 죄수의 나라에서 펼쳐지는 기상천외한 수박 살리기 스펙터클.
나라 자체가 형벌 국가인 곳이 있다. 이곳의 모든 죄수들은 귀 뒤에 박힌 칩 때문에 조금도 등을 구부릴 수 없다. 일명 ‘바른 자세 고문’이다.
범죄자가 아닌 일반인들로 미어터지는 주변 국가들은 죄수들의 이러한 고문 생활을 리얼리티 쇼로 방송에 내보내며 사회 안전을 유지한다. 폭동을 억누르려는 것이다.
그러던 어느 날, 한 여자가 신참으로 죄수의 나라에 입장하려던 와중에 입구에서 수박씨를 발견하는데……
‘수박연가’
괴상측해. 쓰면서 즐거웠어. 그게 벌써 1년도 넘게 전이라니, 시간은 정말이지 존재하는 개념이 아닌 듯하다. 허상일 뿐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