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서 오세요, 인간 동지.

여기서 시작하세요.

이미 꽉 찬 노트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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노트 파는 가게였는데, 전부 글씨가 채워져 있었다. 그래서 점원한테 새 노트는 없는지 물어봤는데, 답변은 생각이 안 난다.

이미 노트가 다 채워졌으니, 내 자리는 없단 뜻인가? 그런데 꿈에서 화, 슬픔 등은 느껴지지 않았고, 약간 웃겼다. 오히려 이게 좀 섬뜩한가? “당연히 내 자리는 없지”라는 건가? 그렇지만 아무래도, “새 노트가 없을 리가?” 하면서 웃겼던 것 같은데…


내가 7월 말에 찾은 내면 감정들 중 가장 충격적인 것 중 하나는 “기생충 아기다.” 아기는 스스로를 기생충이라고 생각한다. 내가 이런 개념을 갖고 있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는데, 그게 특정인, 특히 나에 대한 건 줄은 몰랐다. 애가 무슨 죄란 말인가? 당연히 애는 죄가 없다. 그렇지만 그걸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아는 건 다르다.

기생충 아기를 발견하기 전, 나는 “도와줄 수 있게 도와주세요”를 발견했다. 아기는, 특히나 엄마 몸속에 있는 아기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. 아기는 태어나기도 전에 존재가 죄로 느껴졌다. 겉보기에 우리 가족에서 이런 요소는 전혀 발견할 수 없다. 부모가 서로 죽일 듯 싸우지도 않고, 돈에 쪼달려서 배가 고픈 적도 없고, 나한테 이런 일을 꼭 해야 한다거나 저런 일을 꼭 피해야 한다거나 말한 적도 없다.

그런데도 불구하고.

엄마는 나를 임신했을 때 괴한한테 습격당할 뻔한 적이 있다. 나는 그게 머리로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는데, 7월에 갑자기 서럽게 느껴졌다.

아기는 아무것도 못 했다.